•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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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마솥에 고은 진한 국물보다 더 진한 사장님의 정(情)을 느낄 수 있는 곳, '진국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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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에 오실일 있으면 저희 가게를 꼭~ 찾아주세요. 따뜻한 순대국밥 한 그릇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사장님은 감사 인사와 함께 ‘우리 가게에 꼭 한 번 방문해 달라’는 말을 수차례 전하십니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손수 끓인 순대국밥을 꼭 한번 대접하는 것이 사장님의 작은 소망이라고 하는데요.

푹 우려낸 진한 국물과 속이 꽉 찬 순대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곳,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사장님의 정성과 진심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경남 사천에 위치한 ‘진국명가’에서 고현정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점심 장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신 사장님

 

 

올해로 15년,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가게

 

 

고현정 사장님이 처음 식당을 운영하게 된 것은 15년 전입니다. 중장비 사업을 하던 남편분의 건강이 악화되어 생계를 위해 국밥집을 열게 된 것이죠. 

 

"우리 남편이 중장비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허리랑 몸이 안 좋아져서 오래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살림에 보탬이라도 돼야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죠. ‘국밥집이라면 오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가게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합니다. 가게 운영이 처음이다 보니,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었죠. 고기를 삶고, 육수를 우려내는 것부터 손님을 응대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모든 사장님들이 다 그랬을 거예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웃음) 

1년, 2년 시간이 지나니까 손에 익어서 익숙해지는 거죠."

 

건강 문제로 중장비 일을 그만두게 된 남편분도 가게 운영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고현정 사장님에게는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었죠. 15년을 함께하다보니 이제는 각자의 역할도 확실해졌고, 눈빛만으로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 정도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합니다. 

 

"우리 남편은 새벽에 고기 삶고, 육수 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손님 응대나 재료 관리, 요리 등 전체적인 부분을 관리하고요.

저희는 가마솥으로 육수를 우려내거든요. 우리 남편이 날씨가 더울 때나 추울 때나 하루 종일 거기 붙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 조금 짠하기도 하죠.(웃음)"

 

 

사장님의 정성이 녹아있는 가게 곳곳

 

 

고등학생 소년이 어느덧 아기 아빠로….

이제는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하는 가족이 된 손님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많습니다. 떠오르면 가만히 미소가 떠오르는 소중한 순간에는 모두 가게를 찾아 준 ‘손님들’이 함께합니다.

 

"우리 가게에 어려서부터 가족들이랑 자주 오던 손님이 있었어요.

대학에 가서도 집에 들르면 가게에 와서 밥 먹고 가곤 했는데, 어느 날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더라고요.

그리고 얼마 후에는 그 여자 친구랑 결혼한다면서 청첩장을 가져왔어요."

 

엄마, 아빠와 함께 가게를 찾았던 학생이 어느덧 성장하여 결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장님은 마치 친 자식이 결혼하는 것처럼 기뻤다고 합니다.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손님들에게 오롯이 전해진 것일까요? 많은 손님들이 입학과 졸업, 결혼 등 인생의 뜻깊은 순간을 사장님과 함께 나누고 있는데요.

 

"이제는 예쁜 아기까지 낳아서 아기랑 같이 밥 먹으러 와요! 그 모습을 보면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나도 많이 늙었네’ 싶기도 하고…. (웃음)

그냥 너무 기특하죠. 또 이렇게 찾아줘서 너무 고맙고요."

 

당시를 회상하는 사장님의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이밖에도 꼬마아이였던 삼형제가 올해 중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고 방문한 이야기, 부모님과 같이 왔던 갓난아기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야기, 멀리 이사를 하고서도 1달에 2번은 꼬박 찾아주는 가족이야기 등…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코로나19로 2년 정도 많이 힘들었잖아요. 사실은 단골손님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요.

다들 힘들었을 텐데 저희 힘내라고 배달도 많이 시켜주시고, 일부러 와서 포장도 해가시고….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죠."

 

깨끗하고 싱싱한 재료도 듬뿍, 사장님의 정성도 듬뿍, 맛있는 순대국밥

 

 

“수술 외에는 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한시가 급했던 허리디스크 수술

 

"우리 남편이 허리가 안 좋아서 중장비 일을 그만뒀어요. 그런데 사실 요식업도 중노동에 가깝거든요.

무거운 물건도 자주 들고 계속 허리를 쓰는 일을 하다보니까 더 안 좋아진 거죠."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오래 다녔던 남편. 그러다 결국은 더 이상의 치료는 불가능해 수술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사천부터 진주까지 안 다녀본 병원이 없었죠.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수술’ 하나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큰 수술이라 서울에 위치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갔더니 수술은 가능한데, 수술비 중 일부를 선불로 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장사는 안 되고, 인건비랑 재료비랑 다 올라서 어려운데 그렇게 큰돈을 어디서 구하나….”

 

사장님은 만만찮은 수술비에 덜컥 겁이 났다고 합니다. 수술비가 그렇게 많이 들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입역시 줄어 근근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술비 일부가 선금으로 지급되어야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돈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는 고현정 사장님

 

 

살면서 이렇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예기치 못한 순간, ‘따스한 빛’이 되어준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

 

"남편이랑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갔을 때,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 안내 문자를 받았어요.

처음에는 정신이 없으니까 그냥 넘겼어요. 그런데 수술비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디 빌릴 데도 없고….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해봤죠."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 하필 힘든 순간에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마련해야 했던 고현정 사장님.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에게도 선뜻 부탁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앞이 캄캄한 순간,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게 될까? 될 수 있을까?’ 혼자 수천 번 도 더 생각했어요.

그리고 ‘선정이 안 된다면 돈을 어디서 끌어 모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만 계속하고 있었어요."

 

사장님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합니다. 살면서 타인에게 이렇게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조차 하지 못했는데, 정말 도움이 절실한 순간에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이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준 것이죠.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은 배달의민족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외식 업주에게 의료비 및 생계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고현정 사장님은 지원금을 모두 병원비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생각보다 지원금이 많아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죠. 수술하고 한 달은 통원치료를 해야 하거든요.

한 번 가면 15일에서 20일치 약을 타야 하니까 약값도 무시 못 해요. 지원금은 모두 다 병원비로 사용했어요."

 

다행히 인공디스크 안착이 잘 되어 이제는 통원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오늘도 새벽에 가마솥에서 정성스럽게 사골을 우렸다고 하네요!

 

"아플 때가 제일 서럽고 힘들잖아요. 저는 이 도움을 받고 진짜 큰 힘이 됐거든요!

너무 어렵고 힘든데, 마땅히 도움 청할 데 없는 사장님들이 이 사업을 더 많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웃음)"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업을 누가 만들었을까요? 50년 살면서 이렇게 큰 도움을 받은 건 처음이네요.

고맙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는 것이 싫어 혼자 힘으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 왔다는 고현정 사장님. 지금껏 살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이런 도움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삶을 살아야죠.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모든 것이 신기하다고 말씀하시는 사장님. 찰나의 순간 그 문자를 받지 못했다면, 그리고 안 될 거라는 생각으로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종종 그려보곤 한답니다. 그리고 본인 역시 큰 도움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되는 삶을 살아보려 하는데요!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나누는 삶을 꿈꾸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고현정 사장님이 계신 곳,

여기는 ‘진국명가’입니다.

 

가게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웃는 모습으로 반겨주시는 고현정 사장님